신봉동 데이케어, 광교산 자락 아파트촌에서 하루를 보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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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봉동은 광교산 자락에 기대 앉은 동네라 길이 평평하지 않다. 신봉지구 아파트 단지 사이를 잇…
- 자식들이 아침에 들렀다가 출근하고 저녁에 다시 들르는 동선을 생각하면, 신봉동은 수지의 서쪽 …
- 이 동네의 성격은 결국 광교산이 만든다. 산이 북쪽으로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아래로 낮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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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동은 광교산 자락에 기대 앉은 동네라 길이 평평하지 않다. 신봉지구 아파트 단지 사이를 잇는 큰길은 폭이 넉넉해서 승합차가 드나드는 데 무리가 없지만, 단지에서 산 쪽으로 한 겹만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구릉을 따라 올라가는 골목은 경사가 제법 붙고 폭도 좁아진다. 겨울 아침 살얼음이 앉으면 그 길은 걸어 내려오는 어르신에게도, 차를 대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하루를 보낼 곳을 알아보는 가족은 집 앞이 아니라 큰길까지 나오는 몇십 미터를 먼저 계산해 본다. 단지 안 상가 앞이나 아파트 정문처럼 평지에 붙은 지점은 아침저녁으로 사람이 서고 차가 잠깐 멈추기 좋은 자리다. 반대로 산 쪽 오르막에 사는 어르신은 문 앞까지 차가 닿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신봉동 주간보호센터를 두고 이야기가 오갈 때 위치보다 먼저 나오는 말이 "그 길로 차가 올라가느냐"인 이유가 여기 있다. 면회를 오는 가족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지 서측 큰길에서 곧장 들어오는 방향이 가장 헷갈리지 않고, 산자락을 돌아 들어오는 길은 초행이면 한 번쯤 지나쳤다가 되돌아오게 된다.
자식들이 아침에 들렀다가 출근하고 저녁에 다시 들르는 동선을 생각하면, 신봉동은 수지의 서쪽 끝자락이라는 위치가 그대로 장단점이 된다. 수지 중심 방향으로 나가는 길이 하나의 축이라 아침에 어르신을 큰길까지 모셔다 놓고 그대로 빠져나가기가 어렵지 않다. 반대로 산 쪽에서 시작하는 하루라 나가는 방향이 사실상 정해져 있다. 돌아 나오는 길이 여럿이 아니라는 뜻이다. 주말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성복천 상류를 따라 걷다가 들르는 식으로 동선을 짜는 가족이 많고, 그럴 때는 산자락 주거지라는 점이 오히려 편하다. 차를 세워두고 잠깐 걷기 좋은 구간이 곳곳에 있다. 멀리 사는 자식이 한 달에 한두 번 오는 경우라면 수지 서측으로 들어오는 큰길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는 편이 가장 단순하다.
이 동네의 성격은 결국 광교산이 만든다. 산이 북쪽으로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아래로 낮은 구릉이 몇 겹 흘러내리며 마을을 앉혀 놓았다. 평지라고 부를 만한 곳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자리 정도다. 성복천 상류가 동네를 지나며 물길을 내고, 그 주변으로 녹지가 이어진다. 서봉사지 옛터가 산 쪽에 남아 있어 이 자리에 사람이 오래전부터 살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 준다. 어르신들에게 이 지형은 양날의 칼이다. 공기가 맑고 창밖으로 초록이 보이는 건 분명한 복이지만, 무릎이 예전 같지 않으면 그 오르막이 매일의 벽이 된다. 여름에는 산자락이라 저녁 바람이 선선하고, 겨울에는 같은 이유로 해가 일찍 넘어간다. 하루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내던 어르신이 낮 시간만이라도 평지의 넓은 공간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것, 신봉동 데이케어센터 같은 시설이 이 동네에서 맡는 역할은 대체로 그 지점에 있다.
신봉동은 용인시 수지구의 서쪽 산자락에 붙어 있다. 같은 수지구 안에서 성복천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이웃 생활권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산을 등지고 있는 북쪽은 더 이상 주거지가 뻗어나가지 못하는 경계가 된다. 그래서 이 동네의 생활은 남쪽과 동쪽으로 열려 있다. 큰 병원이나 시장 같은 일을 볼 때는 수지 안쪽 중심부로 나가는 것이 익숙한 방식이다. 아들과딸 수지죽전 센터처럼 수지 권역을 담당하는 곳을 두고 신봉동 사람들이 이야기하게 되는 것도 이런 연결 때문이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면 심리적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구 안에서 길 하나로 이어진 생활권이다.
신봉지구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 이곳은 계획해서 만든 아파트촌이다. 구도심의 오래된 골목도 아니고 농촌형 마을도 아니다. 단지 단위로 정돈되어 있고 그 안에 상가와 산책로가 함께 들어와 있는, 전형적인 택지지구의 모습이다. 다만 완전한 평지 신도시와는 결이 다르다. 산자락을 깎아 앉힌 지구라 단지마다 높낮이가 다르고, 같은 동네인데도 어느 집은 언덕 위고 어느 집은 그 아래다. 오래 사신 어르신 중에는 개발 전 이 일대의 모습을 기억하는 분도 있다. 자식 세대가 아파트로 들어오면서 부모를 모셔온 경우도 적지 않아, 혼자 낮을 보내는 어르신이 단지마다 흩어져 있다. 조용하고 녹지가 많다는 건 분명한 장점인데, 그 조용함이 하루 종일 이어지면 다른 문제가 된다. 낮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느냐가 이 동네 노년의 삶에서 꽤 큰 변수인 셈이다.
오가는 이야기로 보면 신봉동은 도로에 기대는 동네다. 지하철역이 동네 안으로 들어와 있지 않으니 큰길로 나가는 것이 시작이다. 수지 서측을 잇는 도로를 타고 중심부 쪽으로 나가면 그다음 선택지가 열린다. 버스도 이 큰길을 축으로 다닌다. 산자락 단지에서 큰길 정류장까지 걸어 나오는 거리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차이가 나이 들수록 크게 느껴진다. 젊을 때는 십 분 거리였던 길이 어느 순간 큰 결심이 된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는 자가용이 있느냐 없느냐가 노년의 활동 반경을 꽤 많이 가른다. 대중교통으로 움직이는 어르신이라면 큰길과 집 사이의 그 짧은 구간을 먼저 헤아려 보는 게 현실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