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동에서 낮 동안 지낼 곳을 찾을 때, 동네 길부터 보게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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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탄동에 부모님을 두고 사는 자식들은 대개 따로 시간을 내지 않는다. 출퇴근길에 잠깐 들러 얼…
- 매탄동의 성격은 한마디로 산단 배후 주거지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라는 큰 일터를 옆에 끼고 …
- 주거 형태를 보면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택이 함께 있다. 사업장 배후 수요를 받아 지어진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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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동에 부모님을 두고 사는 자식들은 대개 따로 시간을 내지 않는다. 출퇴근길에 잠깐 들러 얼굴을 보고 가는 방식으로 안부를 챙긴다. 이 동네가 그런 동선에 들어맞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향으로 출근하는 사람이라면 매탄동을 지나지 않고는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다. 아침에 어머니 댁에 들렀다가 사업장 쪽으로 붙는 길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퇴근길도 다르지 않다. 매탄권선역 쪽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부모님 동네가 걸려 있으면 저녁 한 번 들르는 일이 큰 결심이 되지 않는다. 주말에는 기준점이 바뀐다. 아이들까지 데리고 오는 가족은 대개 매탄시장 쪽에서 장을 본다. 반찬을 채워두고 원천리천을 한 바퀴 걷다 가는 식이다. 멀리 사는 자식이라면 사정이 또 다르겠지만 수원 안에서 움직이는 가족에게 이 동네는 들르기 어려운 곳이 아니다. 낮 동안 어르신이 어디에 계시느냐를 정할 때 결국 이 동선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매탄동의 성격은 한마디로 산단 배후 주거지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라는 큰 일터를 옆에 끼고 그 사람들이 살 곳으로 자라온 동네라는 뜻이다. 이런 동네는 사는 사람에게 몇 가지 뚜렷한 차이로 느껴진다. 우선 하루의 얼굴이 두 개다. 아침저녁으로는 출퇴근 인파가 몰려 길이 붐빈다. 그 사이 낮 시간대는 오히려 조용하다. 어르신 입장에서 보면 그 조용한 낮이 하루의 대부분이다. 젊은 세대가 일하러 나간 뒤 동네에 남는 사람은 노인과 아이들뿐이다. 성격이 하나 더 있다. 산단 배후 주거지는 처음부터 그려놓고 만든 신도시처럼 반듯하지 않다. 그렇다고 오래된 구도심처럼 낡기만 한 곳도 아니다. 일터를 따라 사람이 모이면서 필요한 만큼씩 지어진 동네라 시기별 흔적이 층층이 쌓여 있다. 매탄시장 같은 재래시장이 아직 살아 있는 것도 그래서다. 오래 산 어르신에게 이곳은 남의 동네가 아니다. 시장 상인 얼굴을 알고 어느 골목이 어디로 빠지는지 안다. 그 익숙함이 남아 있는 곳에서 낮을 보내는 일과 아예 낯선 동네로 옮겨 가는 일은 어르신 본인에게 전혀 다른 무게다.
주거 형태를 보면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택이 함께 있다. 사업장 배후 수요를 받아 지어진 아파트들이 동네의 뼈대를 이룬다. 그 사이사이로 오래된 다세대 주택과 단독주택이 섞여 있는 모양새다. 어르신의 정주 양상도 이 구분을 그대로 따라간다.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자녀와 함께 살거나 자녀가 결혼해 나간 뒤 부부만 남은 경우가 많다. 엘리베이터가 있어 다리가 불편해져도 집 밖에 나오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다. 저층 주택가에 오래 사신 분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집이 많다. 한 번 다리가 나빠지면 하루 종일 방 안에만 계시게 되는 일이 생긴다. 매탄동 데이케어센터를 알아보는 가족이 늘어난 배경에는 이런 사정이 깔려 있다. 집에 계실 수는 있는데 종일 혼자 계시는 게 문제인 것이다. 재개발이 진행돼 새 아파트가 들어선 구역과 예전 모습 그대로인 구역이 한 동네 안에 나란히 있는 것도 이 동네의 특징이다. 같은 매탄동이라도 어느 골목에 사느냐에 따라 어르신의 하루가 꽤 달라진다.
오가는 길은 매탄권선역이 기준이 된다. 지하철로 움직이는 가족은 대개 이 역에서 내려 동네로 들어간다. 역에서 동네 안쪽까지는 걸어갈 만한 구역과 버스를 한 번 타야 하는 구역으로 갈린다. 어르신 걸음이라면 후자가 많다고 보는 편이 맞다. 버스는 수원 시내 곳곳으로 이어지는 노선이 매탄동을 지나간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라는 큰 통근 수요가 걸려 있어 출퇴근 시간대에는 버스가 자주 온다. 다만 그 시간대는 사람이 몰려 어르신이 타고 내리기 좋은 때가 아니다. 낮 시간에 움직이는 편이 여러모로 낫다. 차로 오는 가족이라면 사업장 주변 도로가 퇴근 무렵 얼마나 밀리는지 이미 겪어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간만 비켜서 오면 매탄동 안쪽으로 들어오는 일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늘 걸리는 건 주차다. 오래된 주택가 골목에서는 잠깐 세울 자리를 찾는 것부터 일이 된다. 매탄시장 근처로 갈수록 이 사정은 더 심해진다.
지형으로 보면 매탄동은 대체로 평지에 가깝다. 원천리천이 동네를 지나며 물길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이 하천변이 이 동네 어르신에게는 사실상 가장 큰 공원 노릇을 한다. 물을 따라 난 길은 평탄해서 지팡이를 짚고도 걸을 만하다. 계단이나 급한 오르막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는 길이 얼마나 귀한지는 겪어 본 가족이라면 안다. 날 좋은 날 하천변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물론 동네 전체가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구역과 옛 주택가 사이에는 완만한 높낮이가 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짧은 오르막이 나오는 곳도 있다. 그래도 험한 지형은 아니다. 걷기를 가로막는 고개나 가파른 산비탈이 동네를 자르고 있지는 않다. 매탄시장 쪽은 사람이 많아 길이 붐비지만 땅 자체는 어렵지 않다. 이 정도 조건이면 어르신이 바깥 활동을 이어가기에 나쁘지 않다.
이런 길과 지형은 어르신의 하루 이동에 그대로 반영된다. 아침에 집을 나서 낮 동안 지낼 곳으로 향하고 저녁에 돌아오는 일이 매일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는 진입로가 넓고 차를 잠깐 댈 자리가 있어 차량이 드나들기 수월한 편이다. 오래된 주택가 골목은 이야기가 다르다. 폭이 좁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인 구간이 있다. 짧지만 경사가 붙어 큰 차가 들어서기 부담스러운 곳도 섞여 있다. 이런 골목에 사는 어르신은 큰길 쪽까지 걸어 나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 몇십 미터가 다리 불편한 분에게는 결코 짧지 않다. 매탄동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이 위치부터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시설은 이 동네에서 낮 동안 어르신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 자리가 집에서 얼마나 닿기 쉬운지가 결국 관건이다. 면회하러 오는 가족에게는 매탄권선역 방향이나 사업장 쪽 큰길에서 접근하는 편이 대체로 수월하다. 시장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은 사람과 차가 뒤섞여 시간이 더 걸린다. 담당 권역으로 보면 이 일대는 아들과딸 수원 팔달 센터가 맡는 구역에 속한다. 낮 동안 지낼 곳을 고르는 일은 결국 집에서 그곳까지의 길을 매일 견딜 만한지 따지는 일이다. 매탄동처럼 평지가 넓고 큰길이 뚫린 동네는 그 점에서 조건이 나은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