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동 어르신 하루를 맡기는 곳 — 성남 최남단 동네에서 찾은 주간보호센터

한눈에 보기
오시는 길
- 신촌동은 성남에서 가장 남쪽에 붙은 동네다. 성남이라고 하면 아파트 숲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
- 오가는 길은 복정역 방면을 축으로 잡으면 이해가 빠르다. 신촌동 자체가 서울 송파와 맞닿은 성…
- 자녀분들 출퇴근을 놓고 보면 신촌동은 나쁘지 않은 자리다. 서울로 출근하는 분이면 아침에 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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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이용 안내
신촌동은 성남에서 가장 남쪽에 붙은 동네다. 성남이라고 하면 아파트 숲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여기는 그런 얼굴이 아니다. 그린벨트가 아직 넓게 걸려 있고 밭과 논이 남아 있는 농촌형 동네에 가깝다. 한쪽으로는 위례신도시가 올라섰고 복정동과 맞닿아 있으니 신도시의 새 건물과 오래된 전답이 한 눈에 같이 들어온다. 여기서 삼사십 년을 사신 어르신들은 이 땅이 논이던 시절을 다 기억하신다. 그런 분들에게 낯선 동네로 나가서 하루를 보내라는 건 생각보다 큰 일이다. 익숙한 길, 익숙한 하늘, 익숙한 논둑을 매일 보고 살던 분들이라 그렇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어르신을 모실 곳을 찾을 때는 시설 안이 얼마나 번듯한가보다 집에서 거기까지 가는 길이 어르신 몸에 익은 길인가를 먼저 본다. 아들과딸 성남(수정) 센터를 두고 신촌동 가족들이 자주 묻는 것도 결국 그 이야기다.
오가는 길은 복정역 방면을 축으로 잡으면 이해가 빠르다. 신촌동 자체가 서울 송파와 맞닿은 성남의 관문이라 서울 쪽으로 나가는 길과 성남 안쪽으로 들어오는 길이 이 일대에서 갈린다. 복정역 방면 생활권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장 보러 나가든 병원을 가든 대부분의 발길이 그쪽으로 향한다. 서울공항 활주로 남단이 바로 위에 있어서 동네 위쪽으로는 길이 시원하게 뚫리지 않고 돌아가는 구간이 생긴다. 이 지형을 모르는 기사님이 오면 헤매기 딱 좋다. 반대로 이 길을 아는 사람은 어느 시간에 어디가 막히고 어디로 빠지면 되는지를 몸으로 안다. 신촌동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볼 때 차량 운행 경로를 꼭 물어보시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자녀분들 출퇴근을 놓고 보면 신촌동은 나쁘지 않은 자리다. 서울로 출근하는 분이면 아침에 어차피 복정역 방면으로 나가게 된다. 그 길목에 어르신을 모시는 곳이 있으면 따로 시간을 빼서 돌아갈 일이 없다. 저녁에 들어올 때도 같은 길을 거꾸로 타면 그만이다. 성남 안쪽에서 일하시는 분은 방향이 반대가 되긴 하지만 위례 쪽에서 내려오는 길과 복정동을 지나는 길이 이 동네에서 만나기 때문에 크게 돌지 않아도 된다.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잠깐 들르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서울 송파에서 넘어오는 분들은 거리 자체가 짧으니 마음먹으면 오후에 잠깐 얼굴 보고 갈 수 있는 위치다.
하루 동선은 이렇게 돌아간다. 아침에 차량이 동네 안쪽 길로 들어와 어르신을 모신다. 신촌동은 평지가 많고 골목이 급하게 꺾이지 않아서 승하차가 수월한 편이다. 언덕을 낑낑거리며 올라가 문 앞에 겨우 대는 동네와는 다르다. 다리가 불편하신 분, 지팡이를 짚는 분에게는 이 차이가 하루의 피로를 좌우한다. 저녁에 모셔다드릴 때도 마찬가지다. 어두워진 뒤에 좁고 가파른 길을 더듬어 올라가는 일이 없으니 가족들도 마음이 놓인다고들 하신다. 다만 그린벨트와 전답이 섞인 동네라 집들이 한 군데 몰려 있지 않고 흩어져 있다. 그래서 차량 동선을 짤 때 어느 집을 먼저 들르고 어디서 돌아 나오는지가 중요해진다. 이 부분은 미리 상담하면서 우리 집 위치를 정확히 알려드리는 게 좋다. 면회 오시는 가족들도 복정역 방면에서 들어오는 길을 한 번 익혀두면 다음부터는 헤매지 않는다.
다시 가족 동선 이야기를 하자면, 이 동네의 장점은 방향이 단순하다는 데 있다. 서울로 나가는 길과 성남 안쪽으로 들어오는 길, 위례 쪽으로 붙는 길이 크게 세 갈래다. 어느 방향에서 출퇴근하든 이 세 갈래 중 하나는 타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퇴근길에 들러서 어르신 얼굴 보고 오늘 뭘 하셨는지 듣고 집에 가는 게 무리한 일정이 아니다. 주말에는 더 여유가 있다. 위례 쪽에 사시는 자녀분들은 차로 잠깐이면 닿고, 송파에서 오시는 분들도 성남 관문을 넘자마자다. 멀리 모셔놓고 한 달에 한 번 겨우 얼굴 보는 것과 일주일에 두세 번 들여다보는 것은 어르신 표정부터 다르다는 걸 오래 다닌 사람들은 안다. 신촌동 데이케어센터를 찾으시는 분들께 위치를 먼저 보시라고 권하는 것도 그래서다.
마지막으로 이 동네의 땅 이야기다. 신촌동은 장지천과 탄천이 만나는 자리에 앉아 있다. 물이 두 갈래로 흘러들다 하나가 되는 곳이라 주변이 대체로 평평하다. 산을 등지고 앉은 동네가 아니라 물을 끼고 앉은 동네라는 뜻이다. 그래서 걷기가 편하다. 어르신들이 오후에 밖에 나가 바람 쐬고 들어오기에 이만한 지형이 없다. 그린벨트가 남아 있어 시야가 트여 있고 계절이 바뀌는 게 눈에 그대로 보인다. 봄에 밭이 갈리고 여름에 초록이 오르고 가을에 누레지는 걸 창밖으로 보시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심심하지 않다. 아파트 벽만 보이는 곳에서 지내다 오신 어르신들이 여기 와서 표정이 풀리는 걸 여러 번 봤다. 물가라 여름에는 습하고 겨울 아침에는 안개가 끼는 날도 있지만, 그건 이 동네에서 평생 사신 분들에게는 익숙한 날씨다. 낯선 게 없다는 것, 노년에는 그게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