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정동에서 노인 주간보호센터를 찾는 가족에게 — 복정역 곁 동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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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정동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속한다. 서울과 성남을 잇는 관문 자리라, 이 동네를 한마디로 …
- 장지천이 이 동네의 계절을 알려주는 시계 노릇을 한다. 봄이 오면 물가를 따라 걷는 어르신이 …
- 교통으로 말하자면 복정역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8호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환승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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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정동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속한다. 서울과 성남을 잇는 관문 자리라, 이 동네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오래 자리를 지켜온 구도심의 결이 남아 있으면서, 바로 옆으로는 위례신도시가 붙어 있다. 그러니 같은 복정동 안에서도 골목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한쪽은 좁은 길과 오래된 주택이 서로 어깨를 대고 있고, 다른 한쪽은 반듯하게 구획된 새 도로가 뻗어 나간다. 어르신 세대에게는 이 대비가 꽤 실감난다. 수십 년을 이 자리에서 보내신 분들은 동네 지리를 눈감고도 아신다. 반면 자녀 세대를 따라 위례 쪽 새 아파트로 옮겨오신 분들은 아직 길이 낯설다. 그래서 복정동에서 노인 주간보호를 알아보는 가족의 사정도 두 갈래로 갈린다. 평생 살던 골목을 떠나지 않으면서 낮 시간만 돌봄을 받고 싶은 경우가 있고,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어르신이 하루를 보낼 자리를 찾는 경우가 있다. 어느 쪽이든 서울 생활권과 성남 생활권이 겹치는 이 위치가 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
장지천이 이 동네의 계절을 알려주는 시계 노릇을 한다. 봄이 오면 물가를 따라 걷는 어르신이 부쩍 늘어난다. 아침 공기가 덜 찬 시간에 나와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들어가시는 분들이 많다. 여름은 사정이 다르다. 물길 곁이라 해도 한낮 볕은 매섭고, 그늘이 이어지지 않는 구간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다. 이런 계절에는 실내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하루를 보내는 쪽이 훨씬 편하다. 가을이 되면 다시 바깥이 좋아진다. 하늘이 높아지고 바람이 선선해지는 시기에는 천변에 사람 발길이 잦아진다. 겨울에는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물가라 바람이 매섭게 스치고, 눈이나 서리가 내린 날 바닥은 미끄럽다. 낙상이 무서운 나이가 되면 이런 날 바깥걸음을 삼가게 된다. 그렇게 집 안에만 계시다 보면 겨울 한 철이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르신의 하루가 통째로 달라지는 동네다.
교통으로 말하자면 복정역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8호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환승역이라, 이 한 지점에서 서울과 분당 양쪽으로 길이 열린다. 지하철로 오갈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뜻이다. 자녀가 서울에서 일하고 부모님은 복정동에 계신 경우, 이 환승역 덕분에 물리적 거리가 실제 체감 거리보다 짧게 느껴진다. 서울공항이 가깝다는 점도 이 일대 도로 사정에 영향을 준다. 서울과 성남을 잇는 관문이라는 성격이 그대로 길 위에 나타나서, 출퇴근 시간대에는 통과 차량이 몰린다. 반대로 낮 시간대에는 한결 수월하다. 복정동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이라면 이 시간대 차이를 미리 헤아려 두는 편이 좋다. 아침저녁으로 붐비는 길과 한낮의 한산한 길이 같은 도로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방문 시간을 잡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복정고개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이 동네에는 고개를 넘는 길이 있고, 그 주변으로는 경사가 있는 골목이 이어진다. 오래된 주택가 쪽 길은 폭이 넉넉하지 않다. 승합차 한 대가 들어서면 마주 오는 차가 비켜서기를 기다려야 하는 구간도 있다. 어르신이 매일 오가는 길로 보면 이런 지형이 그대로 부담이 된다. 경사진 골목을 걸어 내려오는 일 자체가 무릎에 무리를 준다. 반면 위례 접경 쪽은 사정이 딴판이다. 도로가 넓고 평탄해서 차량이 드나들기에 훨씬 낫다. 그래서 같은 복정동이라도 어느 방향에 사시느냐에 따라 아침 이동의 난이도가 갈린다. 가족이 면회를 올 때도 마찬가지다. 복정역 방향에서 접근하면 길 찾기가 단순하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주차할 자리를 찾기가 까다로워진다. 복정동 데이케어센터를 고를 때 위치를 따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건물 안 시설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앞까지 이르는 길이 어떤 길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
가족 입장에서 이 위치는 꽤 유리한 편이다. 서울로 출근하는 자녀라면 복정역을 지나는 동선 위에 부모님이 계시는 셈이다. 아침에 잠깐 들렀다가 지하철을 타는 일이 무리가 아니다. 분당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족도 수인분당선을 타고 같은 역에서 내리면 된다. 주말에는 차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위례 쪽 넓은 길로 접어드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좁은 골목으로 곧장 진입하는 것보다 큰길에서 방향을 잡고 들어가는 쪽이 낫다. 멀리 사는 형제가 오갈 때도 환승역이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 서울 어느 방향에서 출발하든 한 번 갈아타면 닿는다. 명절이나 생신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날, 이 접근성의 값어치가 확실히 드러난다.
지형을 놓고 보면 복정동은 평지와 언덕이 섞인 동네다. 장지천이 낮은 자리를 따라 흐르고, 복정고개 쪽으로는 땅이 솟는다. 그래서 같은 동네 안에서도 걷는 느낌이 자리마다 다르다. 천변은 평탄하고 길이 이어져 있어 걸음이 편하다. 고개 방향은 오르내림이 분명해서 젊은 사람도 숨이 찬다. 위례신도시와 맞닿은 지대는 계획적으로 조성된 만큼 보행로가 정돈되어 있다. 서울공항이 인접해 있어 그쪽으로는 트인 하늘이 넓게 보인다. 도심 한복판에서는 좀처럼 얻기 어려운 개방감이다. 물길과 고개와 평지가 한 동네에 함께 있다는 점이 복정동의 성격을 잘 말해 준다. 어르신에게는 이 지형이 곧 하루의 조건이 된다. 어느 쪽 지대에 사시는지에 따라 바깥 활동의 범위가 정해지고, 낮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고민도 거기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