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많은 단대오거리에서 어르신의 하루를 모십니다

한눈에 보기
오시는 길
- 아침 일곱 시 반쯤부터 차가 움직입니다. 단대오거리 일대는 평지가 드물어요. 골목마다 경사가 …
- 단대동은 성남시 수정구 한가운데 붙어 있는 동네입니다. 오거리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길이 갈라지…
- 장은 대개 오거리 주변에서 봅니다. 큰길 따라 상가가 죽 붙어 있고 골목으로 한 걸음 들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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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곱 시 반쯤부터 차가 움직입니다. 단대오거리 일대는 평지가 드물어요. 골목마다 경사가 다르고 차를 세울 자리도 집집마다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아들과딸 성남(수정) 센터는 어르신 댁 앞까지 들어가는 길을 미리 걸어서 확인해 둡니다. 언덕 중턱 빌라는 계단이 몇 칸인지까지 봐 둬야 아침에 헤매지 않거든요.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현관까지 손을 놓지 않습니다. 저녁에 모셔다드릴 때는 순서를 반대로 잡아요. 해가 지면 경사가 더 미끄럽고 어르신 걸음도 느려지니까요. 가족 면회는 오거리 쪽에서 걸어 올라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퇴근길에 잠깐 들르는 따님도 있고 주말엔 손주까지 데리고 오는 집도 있어요.
단대동은 성남시 수정구 한가운데 붙어 있는 동네입니다. 오거리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길이 갈라지다 보니 옆 동네와의 경계가 딱 잘리지 않아요. 걸어서 몇 분만 넘어가면 이미 다른 골목인데 생활권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병원에 가든 장을 보든 성남 구도심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돌아갑니다. 산 쪽으로 올라가면 남한산성 남문 등산로 초입이 나오고 그 위로는 더 이상 사람 사는 집이 없어요. 그러니까 이 동네는 산을 등지고 도심을 마주 본 자리예요. 어르신들이 평생 다닌 길이 대부분 이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단대오거리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실 때도 멀리 나가지 않으려 하시는 분이 많더군요.
장은 대개 오거리 주변에서 봅니다. 큰길 따라 상가가 죽 붙어 있고 골목으로 한 걸음 들어가면 오래된 가게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어르신들은 그 골목 가게 주인 얼굴을 다 아십니다. 두부 한 모 사러 나갔다가 삼십 분 넘게 서서 이야기하다 오시는 게 이 동네 장보기 풍경이지요. 다만 언덕이 문제예요. 내려갈 때는 괜찮은데 짐을 들고 다시 올라오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녀가 대신 봐다 드리는 집이 늘었어요. 낮 동안 센터에서 지내고 오시면 그 무거운 장바구니 걱정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8호선 단대오거리역이 이 동네의 기준점입니다. 지하철로 오시는 가족은 역에서 나와 경사만 조금 올라오면 돼요. 역 이름 그대로 여러 갈래 길이 한자리에서 만나니 버스도 여기서 갈아탑니다. 다만 어르신 혼자 버스를 갈아타시는 건 권하지 않아요. 큰길이 모이는 자리라 차도 많고 신호도 복잡하거든요. 그럴 바에는 센터 차량 시간에 맞추시는 편이 낫습니다. 멀리서 오시는 자녀분들도 역까지만 오시면 나머지는 걸어서 해결됩니다. 주말 면회 때 그 점을 제일 편하게 여기시더군요.
여기는 신도시가 아닙니다. 성남 구도심이고 사람이 먼저 살고 길이 나중에 다듬어진 동네예요. 그래서 새로 올라간 재개발 아파트 바로 옆에 오래된 주택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습니다. 한 골목 안에서도 사는 모양이 제각각이라는 뜻이지요. 오래 사신 어르신들은 이 뒤섞임을 불편해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아는 얼굴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걸 반가워하세요. 낯선 곳으로 아주 옮겨 가는 것보다 살던 동네에서 낮을 보내는 쪽을 훨씬 편안해하십니다. 단대오거리 데이케어센터를 찾으시는 이유도 대개 그 지점에 있습니다.
이 동네를 한마디로 하면 언덕입니다. 평평한 데가 참 드물어요. 대원공원은 그 언덕 사이에 앉은 숨통 같은 자리입니다. 나무 그늘이 있고 앉을 데가 있어서 어르신들이 오래 머무십니다. 날이 좋으면 센터에서도 이쪽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요. 산자락이 가까워서 공기가 다르다는 말씀을 자주 하세요. 남한산성 남문 쪽 등산로 초입까지는 굳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눈으로 산을 보고 공원까지만 걷는 게 딱 좋아요. 계절 바뀌는 걸 몸으로 먼저 아시는 분들이라 그 짧은 산책 하나에 하루 표정이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