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동에서 주간보호센터를 찾는 가족을 위한 동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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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대동은 한눈에 정리되는 동네가 아니다. 재개발로 새로 올라간 아파트 단지가 있는가 하면, 그…
- 교통의 중심은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이다. 역 이름 그대로 다섯 갈래 길이 모이는 자리라,…
- 이 동네의 지형은 어르신의 하루 이동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산성대로처럼 폭이 넉넉한 도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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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동은 한눈에 정리되는 동네가 아니다. 재개발로 새로 올라간 아파트 단지가 있는가 하면, 그 바로 아래로는 수십 년 된 저층 주택이 촘촘하게 붙어 있다. 한 골목만 넘어가도 풍경이 확 달라진다. 성남 구도심의 오래된 주택가에는 젊은 시절부터 이 자리에 살아온 어르신이 많다. 자식들이 결혼해 나가고 노부부만 남거나, 혼자 사는 어르신이 오래된 집 2층에 그대로 머무는 경우도 흔하다. 새 아파트로 옮겨간 집도 있지만 정든 동네를 아주 떠나지는 않아서, 결국 같은 생활권 안에서 이사를 다니는 셈이다. 그래서 이 동네 어르신들은 낯선 곳으로 옮겨 다니는 것을 유난히 어려워한다. 단대동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들이 무엇보다 먼저 따지는 것도 거리다. 살던 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낮 시간을 보낼 곳이 있는지, 그것부터 확인한다. 오래된 주택은 계단이 가파르고 방마다 문턱이 있어서, 낮 동안 어르신 혼자 집에 계시는 일이 가족에게는 늘 마음에 걸린다.
교통의 중심은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이다. 역 이름 그대로 다섯 갈래 길이 모이는 자리라, 이 동네 사람들에게 단대오거리는 위치를 설명할 때 쓰는 기준점 노릇을 한다. 어디에 산다고 말할 때 단대오거리에서 어느 쪽으로 올라간다고 해야 상대가 알아듣는다. 산성대로가 동네를 가로질러 지나가면서 큰 차들이 다니는 축을 만들어 준다. 버스도 이 대로변을 따라 오간다. 다만 대로에서 한 발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골목길은 좁아지고 경사가 붙기 시작한다. 남한산성 남문 방면으로 올라가는 길은 걸어서 오르기에 만만치 않다. 젊은 사람도 숨이 차는 오르막을 어르신이 매일 오르내리기는 무리다. 대중교통으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은 이 동네에서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역까지 나가는 그 몇 백 미터가 실은 가장 힘든 구간인 경우가 많다.
이 동네의 지형은 어르신의 하루 이동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산성대로처럼 폭이 넉넉한 도로에 붙은 자리라면 승합차가 드나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반대로 언덕 위 주택가 안쪽은 길이 좁고 경사가 급해서 큰 차가 들어가 돌려 나오기 어려운 구간이 있다. 그런 골목에 사는 어르신은 큰길까지 내려와야 차를 탈 수 있는데, 그 짧은 거리가 무릎이 성치 않은 분에게는 하루의 가장 큰 고비가 된다. 겨울에 눈이라도 쌓이면 경사진 골목은 아예 위험해진다. 그래서 단대동 데이케어센터를 고를 때는 시설 내부보다 집에서 그곳까지 이르는 길이 어떤지를 먼저 살펴보는 편이 낫다. 가족이 면회를 오는 방향도 마찬가지다. 8호선을 타고 단대오거리역에서 내려 대로를 따라 접근하는 쪽이 언덕을 넘어 들어오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인접한 수진동이나 신흥동에서 오는 길도 평지 구간이 길어 부담이 덜하다.
단대동을 이해하려면 남한산성 자락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동네 뒤편으로 산이 버티고 있고, 그 산에서 흘러내린 지세가 주택가를 통째로 비탈로 만들어 놓았다. 평지라고 할 만한 곳은 대로변 정도다. 나머지는 대부분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이다. 대신 단대공원이 있어서 숨통이 트인다. 아침이면 이 공원에 나와 앉아 계신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멀리 나가지 않고도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은 이 동네가 가진 분명한 장점이다. 산이 가까워 공기가 트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 산이 만들어낸 경사가 나이 든 몸에는 그대로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데 있다. 젊었을 때는 아무렇지 않던 언덕이 어느 순간 벽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 동네에서 나이 든다는 것은 그런 변화를 겪는 일이다.
단대동은 수진동, 신흥동과 맞붙어 있다. 세 동네가 성남 구도심이라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돌아간다. 행정동으로는 나뉘어 있지만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시장을 보러 가거나 병원을 다닐 때 동 경계를 의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단대오거리를 중심으로 사방이 이어져 있으니, 옆 동네에 사는 자식이 부모를 보러 오는 일도 그리 큰 이동은 아니다. 산성대로가 이 동네들을 하나로 꿰는 축 노릇을 한다. 그래서 단대동에 사는 어르신이 반드시 단대동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방향이 중요하다. 평지로 이어지는 서쪽이나 아래쪽으로 움직이는 것과 남한산성 쪽으로 올라가는 것은 체감이 전혀 다르다. 같은 거리라도 오르막이 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리하자면 단대동은 전형적인 구도심이다. 계획해서 만든 신도시나 택지지구와는 결이 다르다. 길이 반듯하지 않고 골목이 구불구불하며, 건물의 나이도 제각각이다.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새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동네 전체가 한 번에 바뀌지는 않았다. 새것과 낡은 것이 나란히 있는 풍경이 지금의 단대동이다. 이런 곳에 산다는 것은 불편과 편안함을 동시에 갖는 일이다. 언덕과 좁은 골목은 분명 불편하다. 그러나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이 길들이 몸에 익어 있다.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 알고, 오래 다닌 가게가 그대로 있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예전 같지 않아도 이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 있다. 낮 시간을 보낼 곳이 가까이에 있는지가 중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살던 자리를 지키면서 필요한 돌봄을 받는 것, 구도심에 사는 노년의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대체로 그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