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동에서 데이케어를 알아보는 가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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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광동은 성남 본시가지의 오래된 살림집과 재개발로 올라선 신축 대단지가 한 동네 안에 나란히 …
- 이 동네의 하루 이동은 결국 경사와 골목 폭이 결정한다. 남한산성 서쪽 자락에 기대 있는 지형…
- 금광동의 지형은 한마디로 언덕이다. 남한산성 자락이 동쪽에서 내려오면서 만든 비탈이 동네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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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동은 성남 본시가지의 오래된 살림집과 재개발로 올라선 신축 대단지가 한 동네 안에 나란히 있는 곳이다. 언덕을 따라 촘촘히 앉은 저층 주택가에는 수십 년째 그 자리를 지켜온 어르신들이 많다. 자녀가 결혼해 나가고 노부부만 남거나, 혼자 사는 집도 적지 않다. 반대로 금광지구 주택재개발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는 부모를 모시고 들어온 세대가 섞여 있다. 그러니 같은 금광동이라도 사는 형태가 꽤 다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평평한 복도로 나서는 집이 있는가 하면, 대문을 열면 곧바로 비탈진 골목이 시작되는 집도 있다. 노후 주택가는 집집마다 계단 몇 개를 올라야 현관에 닿는 구조가 흔하다. 마당을 낀 단독주택과 세대가 나뉜 다세대주택이 섞여 있고,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담장 높이가 제각각이다. 낮 동안 어르신이 어디서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는 가족의 사정도 이 차이에서 갈린다. 오래 살던 동네를 떠나기 싫어하는 마음은 두 쪽 다 마찬가지지만, 집 밖으로 한 걸음 내딛는 일의 무게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동네의 하루 이동은 결국 경사와 골목 폭이 결정한다. 남한산성 서쪽 자락에 기대 있는 지형이라 큰길에서 한 블록만 안으로 들어가도 길이 가팔라진다. 노후 주택가 골목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구간이 있고, 마주 오는 차를 만나면 한쪽이 물러서야 하는 곳도 있다. 골목에 세워 둔 차들 때문에 실제로 지나갈 수 있는 폭은 더 줄어든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어르신이 차를 타고 내리는 자리는 골목 안쪽보다 성남대로나 산성대로 같은 큰길, 혹은 비교적 평탄한 지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재개발 신축 단지는 지하주차장과 넓은 진출입로를 갖추고 있어 차가 드나들기 한결 수월하다. 같은 동에 살아도 문 앞까지 차가 닿는 집과 골목 초입까지 걸어 나와야 하는 집이 나뉘는 셈이다. 가족이 낮에 잠깐 들르려 한다면 성남대로 쪽에서 방향을 잡는 편이 헤매지 않는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이면도로는 초행에게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든다. 금광동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이 위치를 볼 때 지도상 거리보다 고도차를 먼저 확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광동의 지형은 한마디로 언덕이다. 남한산성 자락이 동쪽에서 내려오면서 만든 비탈이 동네 전체에 깔려 있고, 평지라고 부를 만한 구간은 큰길 주변 정도다. 거리로는 가까워도 오르막이면 어르신에게는 훨씬 먼 길이 된다. 무릎이 좋지 않은 분들이 바깥출입을 줄이는 것도 이 비탈 때문이다. 그래도 녹지가 가까이 있다는 점은 이 동네의 몫이다. 희망대공원이 있어 날 좋은 날 산책 삼아 걷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고, 산자락이 바로 뒤라 계절이 바뀌는 것을 창밖으로 먼저 느낀다. 아침에 공원 쪽으로 올라가 앉았다 내려오는 것이 하루 일과인 분들도 있다. 공기가 답답하지 않다는 말을 이 동네 어르신들이 자주 한다. 다만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비탈길은 얼어붙는다. 그늘진 골목은 눈이 녹지 않고 며칠씩 남는다. 그런 날 낮 시간을 안전한 실내에서 보내게 하려는 가족의 마음은 지형에서 나온 것이다.
교통은 성남대로와 산성대로가 두 축이다. 이 두 길이 동네를 감싸고 지나가며 성남 구도심의 주요 방향을 이어준다. 성남대로는 본시가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큰길이고, 산성대로는 남한산성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대개 큰길 정류장까지 나와야 하는데, 집에서 정류장까지의 오르막이 실은 가장 힘든 구간이다. 큰길에 올라서기만 하면 이동 자체는 어렵지 않다. 인접한 신흥동이나 단대동으로 넘어가는 것도 이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자녀가 다른 동네에 살면서 부모를 살피러 오는 경우에도 성남대로를 기준으로 길을 잡는 편이 수월하다. 이 동네에서 차 없이 사는 어르신에게 큰길까지의 거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짧은 오르막이 하루의 외출 여부를 정한다.
장보기는 주로 걸어서 닿는 동네 상가에서 이뤄진다. 오래된 주택가답게 골목마다 작은 가게들이 박혀 있어 두부 한 모, 콩나물 한 봉지를 사러 멀리 갈 일은 없다. 어르신들이 매일 같은 가게에 들러 주인과 몇 마디 나누고 오는 풍경이 아직 남아 있다. 큰 장을 볼 때는 큰길을 따라 나가거나 인접한 신흥동, 단대동 방향의 상권을 이용한다. 성남대로변으로 나서면 구도심의 상가들이 줄지어 있어 웬만한 볼일은 그 선에서 해결된다. 재개발 단지가 들어서면서 단지 안팎으로 새 상가가 붙는 변화도 있다. 다만 짐을 들고 비탈을 올라오는 일이 만만치 않아, 한 번에 많이 사기보다 조금씩 자주 사는 습관이 몸에 밴 분들이 많다. 내리막에 장을 보러 갔다가 오르막으로 돌아오는 구조라는 점이 이 동네 살림의 특징이다. 낮 동안 어르신이 밖에서 지내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가족이 고려하는 것도, 이런 사소한 장보기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
정리하면 금광동은 전형적인 구도심이다. 신도시처럼 반듯하게 계획된 동네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살고 길이 나중에 생긴 곳이다. 그래서 길이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있지만, 그만큼 이웃 간 얼굴을 아는 관계가 남아 있다. 재개발로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동네 풍경은 바뀌는 중이고, 오래된 주택가와 신축 단지가 한동안 함께 갈 모습이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평생을 이 언덕에서 보낸 어르신에게는 떠나기 어려운 터전이고, 새로 들어온 가족에게는 아직 익숙해지는 중인 동네다. 신흥동과 단대동이 바로 붙어 있어 생활권은 금광동 하나로 닫히지 않는다. 금광동 데이케어센터 같은 시설이 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도 여기서 나온다. 낮 시간 동안 어르신이 안전하게 지낼 곳이 동네 안에 있으면, 익숙한 골목과 익숙한 공기를 떠나지 않고도 하루를 보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동네를 오래 지켜온 분들에게는 그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남 본시가지에서 나이 든다는 것은 비탈과 함께 늙어간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