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주변에서 하루를 보내는 어르신들 — 데이케어를 찾는 가족을 위한 동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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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는 길
- 야탑동의 계절은 탄천에서 먼저 온다. 봄이 되면 물길을 따라 난 산책로에 사람이 부쩍 늘고, …
- 교통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야탑역은 분당선이 지나는 역이고, 무엇보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 생활 편의로 보면 야탑역 일대는 아쉬울 게 별로 없다. NC백화점 야탑점이 역 가까이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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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탑동의 계절은 탄천에서 먼저 온다. 봄이 되면 물길을 따라 난 산책로에 사람이 부쩍 늘고, 유모차와 지팡이가 같은 길 위에서 섞인다. 어르신들 걸음으로도 부담이 크지 않은 평평한 길이라 아침나절이면 천천히 걷는 노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름엔 물가 쪽이 그늘지고 바람이 통해서 한낮만 피하면 나가 앉을 만하다. 가을에 접어들면 하천변 억새가 색을 바꾸고, 성남아트센터 주변 나무들도 물이 든다. 겨울은 이야기가 다르다. 바람이 물길을 타고 들어와 체감온도가 뚝 떨어지니 이 시기엔 바깥 활동을 짧게 끊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계절마다 어르신이 바깥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이렇게 달라지기 때문에, 낮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느냐가 가족에게는 현실적인 고민이 된다.
교통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야탑역은 분당선이 지나는 역이고, 무엇보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바로 붙어 있다. 지방에 사는 자녀가 부모를 보러 올 때 터미널에서 내려 걸어서 역 앞까지 오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동네다. 시외버스와 전철이 한자리에서 만나니 멀리 사는 형제가 주말에 잠깐 다녀가기에도 무리가 없다. 역 주변으로는 버스가 수시로 드나들고, 정류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주거지로 이어진다. 반대로 이 말은 역 앞이 늘 붐빈다는 뜻이기도 하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터미널을 오가는 차량과 버스가 겹쳐 도로가 더뎌진다. 어르신을 태운 차가 오가는 시간을 잡을 때 이 점을 염두에 두는 가족이 많다.
생활 편의로 보면 야탑역 일대는 아쉬울 게 별로 없다. NC백화점 야탑점이 역 가까이에 있어서 장보기와 볼일이 한 번에 해결된다. 비 오는 날이나 한여름에 어르신을 모시고 나설 때 실내에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차이다. 백화점 안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되고, 앉아 쉴 자리도 있다. 역 주변 상가에는 오래 자리를 지켜온 가게들이 섞여 있어 단골이 된 노인들도 적지 않다. 늘 가던 곳에서 늘 보던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일이 어르신에게는 하루의 리듬이 되어 준다. 그래서 이 동네에 사는 노인이 낮 시간을 보낼 곳을 찾을 때, 살던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탑동은 분당 신도시의 일부다. 계획해서 만든 동네라는 게 걸어 보면 금방 느껴진다. 길이 반듯하고 인도가 넓다. 아파트 단지와 상가, 공공시설이 처음부터 구획을 나눠 배치된 곳이라 어디가 어디인지 헷갈릴 일이 적다. 구도심처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뒤엉킨 지역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신도시가 자리 잡은 지 시간이 꽤 흐르면서, 처음 입주했던 세대가 그대로 나이 든 경우가 많아졌다. 젊은 부부가 들어와 살던 단지가 이제는 노부부와 노인 가구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단지가 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야탑역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 부모가 수십 년 산 동네를 떠나지 않으면서 낮 동안 돌봄을 받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아들과딸 분당판교 센터처럼 분당 권역을 맡는 곳을 가족들이 먼저 떠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형은 순한 편이다. 탄천이 동네를 가르며 북쪽으로 흐르고, 그 물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녹지가 이 일대의 숨통 노릇을 한다. 하천변은 거의 평지라 오르내림이 없다. 걷다가 힘들면 벤치에 앉으면 되고, 다시 일어나 걸어도 무릎에 무리가 덜하다. 물론 야탑역에서 조금 물러난 주거지 쪽으로 들어가면 완만한 오르막이 나타나는 구간도 있다. 그래도 산비탈에 집이 붙어 있는 구도심과 비교하면 경사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성남아트센터 일대에도 나무와 열린 공간이 있어 잠깐 바람 쐬기에 나쁘지 않다. 걸음이 느려진 노인에게 평지가 얼마나 고마운지는 겪어 본 가족만 안다.
이런 길과 지형은 어르신의 하루 이동에 그대로 반영된다. 도로가 넓고 단지 진입로가 정비되어 있어 차량이 드나드는 데 걸림돌이 적은 편이다. 골목이 좁아 큰 차가 못 들어가거나, 경사가 급해 어르신이 차까지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이 동네에서는 드물다.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차가 붙을 수 있는 구조라 오르내리는 부담이 확실히 덜하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터미널과 역 주변은 시간대에 따라 정체가 생긴다. 그 구간을 피해 단지 안쪽 길로 도는 편이 낫다는 걸 이 동네 사람들은 경험으로 안다. 가족이 면회를 올 때도 조건이 좋다. 전철을 타든 시외버스를 타든 야탑역에서 내리면 되고, 거기서부터는 평지를 걷는다. 야탑역 데이케어센터를 찾는 가족들이 위치를 볼 때 역과의 거리를 먼저 따지는 것도 결국 이 때문이다. 멀리 사는 자식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라야 오래 다닐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