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에서 어르신 하루 돌봄을 알아보는 가족에게 — 동네부터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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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동은 오래된 구도심이 아니다. 판교 개발과 함께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 성격의 주거지고,…
- 지형을 보면 백현동은 어르신이 걷기에 나쁘지 않은 땅이다. 봇들공원과 낙생대공원은 산책로가 평…
- 교통은 이 동네의 가장 큰 자산이다. 판교역 환승 역세권을 끼고 있어 어디서 오든 접근이 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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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은 오래된 구도심이 아니다. 판교 개발과 함께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 성격의 주거지고, 그 사실이 이 동네에 사는 어르신의 하루를 꽤 많이 규정한다. 판교테크노밸리가 바로 뒤에 있다 보니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들어오는 맞벌이 자녀 세대가 유난히 많다.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살거나 가까이 모셔온 경우도 흔한데, 문제는 낮이다. 온 식구가 일터로 나간 뒤 집에 어르신 혼자 남는 시간이 길다. 백현동 카페거리와 알파돔시티 상권이 가까워 동네 자체는 활기가 넘치지만, 그 활기는 대체로 젊은 사람들의 것이다. 어르신에게는 낮 동안 갈 곳과 말 붙일 사람이 필요하다. 백현동에서 노인 데이케어를 알아보는 가족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다. 시설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이 동네의 생활 구조 자체가 낮 돌봄을 필요로 하게 만들어졌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지형을 보면 백현동은 어르신이 걷기에 나쁘지 않은 땅이다. 봇들공원과 낙생대공원은 산책로가 평지에 가깝게 나 있어 무릎이 예전 같지 않은 분들도 부담이 덜하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닿는 공원이 아니라는 점이 생각보다 크다. 운중천 하류가 동네 곁을 지나가는 것도 좋은 조건이다. 하천을 따라 난 길은 대체로 완만하고, 물소리와 바람이 있어 짧게 나갔다 오기에 알맞다. 다만 신도시 특유의 넓은 도로와 큰 블록 구조는 어르신 걸음으로는 만만치 않을 때가 있다. 건널목 하나를 건너는 데도 젊은 사람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는 녹지가 가깝다는 것과 그 녹지까지 혼자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별개의 이야기가 된다. 보호자가 함께 나설 수 있는 주말에는 공원이 좋은 선택이지만, 평일 낮은 사정이 다르다.
교통은 이 동네의 가장 큰 자산이다. 판교역 환승 역세권을 끼고 있어 어디서 오든 접근이 어렵지 않다. 서울에 사는 자녀가 부모를 보러 오기에도, 다른 지역에 사는 형제가 주말에 들르기에도 판교역은 기준점이 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동편이라는 위치 설명만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방향을 잡는다는 것도 이 동네의 특징이다. 그만큼 지리적으로 알기 쉬운 자리다. 어르신 입장에서 역세권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하철을 직접 타는 일은 줄었어도, 가족이 자주 올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가는 길이 복잡하지 않으면 면회 횟수가 늘어난다. 이건 어르신의 하루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
이용동선 이야기를 해보자. 백현동은 신축 대단지 위주로 계획된 곳이라 단지 안팎의 도로 폭이 넉넉한 편이다. 골목이 좁고 경사가 급해 큰 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구도심 동네와는 사정이 다르다. 어르신이 낮 시간을 보내는 시설을 오가는 차량이 드나들기에 지형적 걸림돌이 적다는 뜻이다. 단지 정문이나 지하주차장 입구까지 큰 차가 접근하기 어렵지 않고, 승하차 지점이 대체로 평지에 잡힌다. 다만 아침저녁으로 판교 방향 출퇴근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이 동네도 정체를 피하지 못한다. 시간대에 따라 체감 거리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면회 오는 가족 입장에서는 판교역 쪽에서 접근하는 동선이 무난하고, 알파돔시티나 카페거리 방면에서 걸어 들어오는 길도 크게 험하지 않다. 어르신을 모시고 잠깐 밖에 나가 앉아 있기에도 무리가 없는 동네다. 백현동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들이 위치를 볼 때 이런 접근성을 함께 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거 형태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중심이다. 저층 주택이 뒤엉킨 옛 동네와 달리 엘리베이터가 없는 집이 거의 없다. 이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계단 때문에 하루 종일 집 안에만 머무는 일이 백현동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다만 정주 양상은 조금 독특하다. 이 동네에서 수십 년을 산 토박이 어르신보다는, 판교로 자리 잡은 자녀를 따라 나중에 옮겨온 분들이 적지 않다. 오래 살던 동네를 떠나온 셈이니 아는 얼굴이 적고, 낮에 들를 만한 익숙한 자리도 마땅치 않다. 집은 좋고 편한데 하루가 길다는 말을 이 동네 어르신들에게서 종종 듣게 되는 이유다. 백현동 데이케어센터 같은 시설이 이 동네에서 맡는 역할은 그래서 단순히 낮 시간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낯선 동네로 옮겨온 어르신에게 매일 가는 곳이 하나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
인접 관계로 보면 백현동은 판교 생활권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분당구 안에서도 상권과 업무지구가 맞물린 자리라 어느 방향으로든 이어지는 길이 열려 있다. 판교테크노밸리가 뒤를 받치고 있고, 알파돔시티와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축으로 한 상권이 바로 곁이다. 운중천을 따라가면 물길로 연결된 인접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성남시 분당구라는 행정 구역 안에서 백현동은 비교적 새로 만들어진 축에 속하지만, 지금은 판교 일대 전체의 중심에 가깝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시설을 알아보는 가족이라도 반드시 백현동 안으로만 범위를 좁힐 필요는 없다. 아들과딸 분당판교 센터처럼 분당 권역을 함께 놓고 보면 선택지가 넓어진다. 어르신이 오가기 편한 거리와 가족이 들르기 편한 방향, 이 둘이 겹치는 지점을 찾는 게 결국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