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금역 데이케어센터를 찾는 가족을 위한, 금곡동 동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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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금역 일대는 분당 신도시의 다른 구역과 마찬가지로 길이 반듯하게 정리된 편이다. 금곡동 쪽 …
- 출퇴근길에 잠깐 들르는 일이 가능하냐 아니냐는 가족에게 꽤 큰 문제다. 미금역은 신분당선과 수…
- 금곡동은 계획해서 만든 신도시 주거지다. 논밭을 밀고 아파트를 올린 뒤 삼십 년 가까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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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금역 일대는 분당 신도시의 다른 구역과 마찬가지로 길이 반듯하게 정리된 편이다. 금곡동 쪽 큰길은 차선이 넉넉하고 신호 체계도 단순해서, 어르신을 태운 차량이 아침저녁으로 드나들기에 무리가 없는 구조다. 다만 청솔마을과 무지개마을처럼 아파트가 모여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단지 안 도로는 폭이 좁아지고 주차된 차들이 양쪽에 늘어서 있어, 큰 차가 동 앞까지 바짝 붙기 어려운 시간대가 생긴다. 등원 시간이 출근 시간과 겹치는 평일 아침이 특히 그렇다. 지형 자체는 크게 험하지 않지만, 아파트 단지에서 큰길로 나오는 짧은 구간에 완만한 오르내림이 있는 곳이 더러 있다. 보행기를 밀거나 지팡이를 짚는 어르신에게는 그 짧은 경사가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미금역 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가족들은 시설 안쪽을 보기 전에 집 앞에서 큰길까지 나오는 길부터 먼저 걸어보는 경우가 많다. 면회하러 오는 가족 입장에서는 미금역 방향에서 접근하는 쪽이 대체로 무난하다. 역을 중심으로 길이 뻗어 있어 방향을 잡기 쉽고, 초행인 사람도 헤매는 일이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출퇴근길에 잠깐 들르는 일이 가능하냐 아니냐는 가족에게 꽤 큰 문제다. 미금역은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환승역이라, 서울 방향으로 일하러 다니는 자녀도 성남 안에서 움직이는 자녀도 이 지점을 지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어르신을 모셔다 놓고 그대로 역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선이 성립하는 위치인 셈이다. 퇴근길에는 반대로 역에서 나와 집 방향으로 걸으며 잠깐 들여다보는 것도 무리가 없다. 오리역 쪽에 생활권을 둔 가족이라면 한 정거장 거리라 부담이 덜하다. 주말에는 차를 끌고 오는 집이 많은데, 큰길이 정돈되어 있어 초행길 사위나 며느리가 운전대를 잡아도 크게 어렵지 않다. 형제가 여럿이라 번갈아 들르는 집일수록 이런 접근성의 차이가 오래간다.
금곡동은 계획해서 만든 신도시 주거지다. 논밭을 밀고 아파트를 올린 뒤 삼십 년 가까이 사람이 살아온 동네라, 처음 입주했던 세대가 그대로 나이 들어 지금의 어르신이 된 경우가 많다. 이게 구도심이나 새로 조성된 택지지구와는 다른 결을 만든다. 도로와 상가와 녹지가 처음부터 배치를 정해놓고 들어선 덕에 생활 반경 안에서 웬만한 일이 해결된다. 동시에 골목마다 오래 알고 지낸 이웃이 있어서, 어르신이 낮에 어디를 다니는지 서로 대충 아는 분위기도 남아 있다. 청솔마을이나 무지개마을처럼 이름으로 불리는 단지들은 세월이 쌓이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이 됐다. 자식이 결혼해 나가고 부모만 남은 집이 늘어난 것도 신도시가 함께 늙어온 결과다. 미금역 데이케어센터 같은 시설이 이런 동네에서 자리를 잡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낮 동안 어르신이 머물 곳이 집에서 멀지 않아야 가족도 마음이 놓이고, 어르신 본인도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안심이 있기 때문이다. 살던 곳에서 계속 늙어가고 싶다는 마음은 이 동네 어르신들에게 특히 강하다.
계절이 바뀌는 게 눈에 보이는 동네이기도 하다. 봄이면 아파트 단지 사이사이 심어둔 나무들이 한꺼번에 꽃을 피워서, 단지 안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산책이 된다. 걸음이 느린 어르신에게는 멀리 나가는 것보다 이런 가까운 길이 낫다. 여름엔 볕이 강해 한낮 바깥 활동이 어렵지만, 나무 그늘이 넉넉한 구간이 있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는 나와 앉아 있는 어르신을 흔히 본다. 가을이 이 동네에서 가장 좋은 계절이라는 말을 오래 산 사람들은 자주 한다. 잎이 물들고 바람이 선선해지면 산책 나서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겨울은 반대다. 길이 얼면 어르신 혼자 나서는 걸 가족이 말리게 되고, 그렇게 몇 달을 집 안에서만 보내다 보면 걷는 힘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겨울철에 낮 동안 갈 곳이 있느냐 없느냐가 어르신의 한 해를 갈라놓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교통으로 보면 이 동네는 꽤 넉넉한 축에 든다. 미금역은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이라 서울로도 성남 안쪽으로도 갈아타지 않고 움직이는 경로가 여럿이다. 지방에 사는 자녀가 부모를 보러 올라올 때도 환승역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한 번에 닿는 길이 있으면 방문 간격이 짧아진다. 오리역이 바로 이웃해 있어서 그쪽 생활권에 있는 가족이 오가기도 편하다. 어르신 중에는 지하철을 혼자 타고 다니던 시절을 기억하는 분이 많은데, 요즘은 혼자 나서기 어려워도 역이 가깝다는 사실 자체가 가족의 방문을 잦게 만든다. 결국 교통이 좋다는 말은 어르신이 어디를 갈 수 있다는 뜻보다, 가족이 자주 올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분당은 평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완만한 높낮이가 계속 이어지는 땅이다. 금곡동 일대도 마찬가지여서, 아파트 단지마다 앉은 높이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단지는 큰길보다 살짝 올라앉아 있고, 어떤 단지는 내려앉아 있다. 이 차이가 젊은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무릎이 안 좋은 어르신에게는 매일 체감되는 부담이다. 대신 녹지는 넉넉하다. 신도시를 만들 때부터 나무 심을 자리를 정해두고 지은 동네라, 단지 사이와 길가에 초록이 끊기지 않는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앉아서 바람 쐴 그늘이 근처에 있다는 뜻이다. 무지개마을이나 청솔마을처럼 오래된 단지일수록 심어둔 나무가 크게 자라 여름 그늘이 두껍다. 어르신의 하루에서 바깥 공기를 쐬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결국 이런 동네 구조가 정한다. 문턱 하나, 경사 하나가 그날 산책을 나갈지 말지를 가른다.










